단 3일간의 사랑.
애나(탕웨이)는 의처증인 남편과의 몸싸움에서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질러 감옥에 7년째 수감되어 있습니다. 그러던 그녀에게 어머니의 부고 소식이 전해졌고 오빠의 보석금으로 사흘간의 외출을 허락받습니다. 가족들의 집으로 가기 위해 버스에 몸을 실은 그녀는 버스에서 한 남자를 만나게 됩니다. 돈 많은 여성들에게 접대를 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훈(현빈)은 한 버스에 탑승하게 됩니다. 버스비용이 없던 훈은 애나를 보게 되고, 애나에게 돈을 빌리게 됩니다. 애나는 돈을 갚을 필요가 없다고 하지만 훈은 자신의 시계를 건네며 돈을 갚을 때 돌려 달라고 합니다. 다시 만나자며 연락처가 적힌 명함을 건네지만 다시 만날 이유와 여유가 없는 애나는 명함을 버립니다. 그런 애나에게 훈은 계속 접근합니다. 우연히 계속 훈과 마주치는 애나도 훈과 함께하면서 굳게 닫혀있던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자신의 과거를 훈에게 중국어로 하소연하면서, 훈에게 마을을 열게 되고 훈은 알지도 못하는 중국어를 들어주면서 공감해줍니다. 짧은 만남을 끝으로 헤어질 줄 알았던 훈이 애나의 어머니 장례식에 참석하게 됩니다. 눈치 빠른 훈은 애나와 애나의 옛사랑 사이에 오가는 미묘한 감정을 느끼고 그 남자와 다투게 됩니다. 그 계기로 애나는 훈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나가 다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고, 현빈은 그녀를 따라 버스에 타게 됩니다. 버스가 잠시 휴게소에 들렀을 때 현빈에게 어두운 그림자가 다가옵니다. 얼마 전에 접대하던 여성의 남편이자 조직의 보스로 보이는 남성이 훈을 찾은 것입니다. 훈과 사귀던 여성이 죽었으며 경찰은 훈을 범인이라 생각하고 쫓고 있다는 얘기를 해줍니다. 다시 애나를 찾은 훈은 애나에게 진한 키스를 하고 그녀가 커피를 사 오는 타이밍에 그는 사라져 보이지 않습니다. 그 후 2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게 되고 출소한 애나는 언젠가 출소하면 다시 만나자는 훈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헤어졌던 휴게소를 찾습니다. 영화 내용에서 훈이 직접적으로 나타나지 않았지만 애나가 기다리던 카페에 누군가 들어오고 애나는 웃으면서 ‘오랜만이야’라는 인사와 함께 영화는 끝이 납니다.
3일의 짧은 만남 그리고 평생 잊지 못할 사랑.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두 남녀의 한정된 시간과 사랑. ‘첫눈에 반하는 사랑은 있어도 단 하루 만에 빠져버리는 사랑이 있을까?’ 영화는 이러한 의문을 해소시키듯 두 남녀의 빠른 공감과 친밀해져 가는 과정을 잘 묘사하였으며, 두 배우 또한 훌륭한 연기로 3일 동안의 러브스토리를 잘 표현해 냈습니다. 영화가 끝난 후에도 진한 여운이 남는 그런 영화였습니다.
한국영화의 전설이 된 영화.
만추는 1966년 이만희 감독에게서 태어나서 그 당시 한국영화의 전설적인 걸작으로 꼽히게 됩니다. 만추는 45년간 네 번이나 리메이크되었습니다. 일본에서 한편 한국에서 3편 리메이크된 영화이지만 많은 사람들은 김태용 감독의 만추를 많이 기억할 것입니다 그만큼 훌륭한 배우들이 열연했다는 증거 일 것입니다. 말이 필요 없는 멜로 장인 현빈 그리고 탕웨이. 솔직히 탕웨이는 ‘색계’라는 영화를 통해 한국에 이름을 알리기는 했지만 만추에서는 큰 기대감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늦가을 애절한 사랑을 아주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영화의 많은 장면이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보통 리메이크 영화가 흥행하면 원작을 많이 찾아보게 되는데 이만희 감독의 만추는 원본 필름이 유실되어 영상으로는 볼 수가 없습니다. 소문에는 필름이 북한에 있다고 합니다. 만약 통일이 된다면 원본 영상을 볼 수 있을지 기대해 봅니다. 대신 시나리오는 찾아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 시나리오 걸작선 모음집 17번째에 실려있으니, 궁금하시면 시나리오라도 찾아서 보시길 바랍니다.
가을만 되면 항상 생각 나는 영화 안개가 짙게 낀 시애틀이란 도시를 배경으로 한국인과 중국인이 등장하는 매우 이국적인 영화이지만 시간이 흘러도 잊히지 않고 또 찾아보게 되는 그런 영화입니다.
가을과 가장 잘 어울리는 감성을 가지고 있는 영화 ‘만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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